외출

삼화사 템플스테이

레드파쿠 2022. 1. 2. 23:11

삼화사 템플스테이


1박 2일 휴식형 쓰담쓰담 프로그램



일상에서 훌쩍 벗어나
고요 속에 파묻히고 싶을 때가 종종 있다.
그런 때마다 템플스테이를 검색하곤 한다.

서치만 하고 실제로 경험한 적은 없다가
해가 바뀌는 이때 내게 필요한 활동이 무엇일까 생각하다
템플스테이를 하기로 결심했다.

템플스테이 홈페이지



https://www.templestay.com/

템플스테이 예약홈페이지

템플스테이는 1,700년 한국불교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산사에서 수행자의 일상을 경험하는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입니다

www.templestay.com



템플스테이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전국 모든 절의 예약 가능한 시간과 프로그램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클릭 몇번으로 쉽게 예약까지 가능하다.


템플스테이 쓰담쓰담



마침 '쓰담쓰담 템플스테이' 라고 하여
코로나19 특별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다.
몇 년 전 발급한 예술인패스가 빛을 발하는 순간..
이걸 드디어 써먹는구나!





내가 신청한 것은 문화예술계 종사자 유형으로
증빙 서류가 몇 가지 필요했는데 다음과 같다.
1. 예술활동증명서
2. 예술인패스

그리고 코로나 관련 서류로
1. PCR 검사 음성 확인서
2. 백신 접종 확인서

이렇게 총 4가지를 준비해야 했다.



이름을 들었을 때 익숙한 절들은
이미 모두 예약마감된 상태였고
한참 검색한 끝에
동해에 위치한 삼화사에 가기로 결정하였다.




예약 후 확인 문자가 왔고
템플스테이 이틀 전 안내 문자가 한 번 더 왔다.

나와 친구는 동해역까지 KTX를 이용하고
동해역에서 무릉계곡까지 택시를 탔다.
동해역에서 무릉계곡행 버스는 1시간 소요,
택시는 약 15분 소요된다.

KTX 왕복 62600원 +택시 왕복 25000
(+집에서 서울역까지 버스비)로
이번 여행에서 교통비의 지출이 제일 컸다.



오랜만에 타는 KTX 동해역행




오랜만의 열차는 여행자를 설레게 한다.
코로나로 인해 열차 안에서 간식타임은 못 가졌지만
친구와의 도란도란 수다는 간식의 즐거움을 채우고 남았다.


KTX 창문 너머로 보이는 바다 풍경

동해역까지 가는 길에 정동진 역쯤이었나?
갑자기 펼쳐진 바다 풍경에 넋을 잃고 감탄했다.
카메라로 담을 수 없는 푸른색,
초마다 변하는 풍경에 눈이 사로잡힌다.
상행 하행 모두 A,B 좌석에서 바다가 보인다.

열차 안의 많은 사람들이 정동진역에서 하차했다.
다음에는 정동진을 목적지로 삼아서 와봐야지 다짐했다.

동해역 앞의 송정칼국수



동해역 바로 앞에 위치한 송정 칼국수에서
뜨끈한 한 끼를 해결했다.
역 앞은 한적하고 들를만한 가게가 몇 없다.
카자흐스탄 식당이 있길래 호기심에 들어갔는데
준비시간이어서 도로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그 옆의 식당 중 어디로 갈까 고민하던 중에
50년 전통이라는 문구에 홀려서 들어갔다.
전통과 원조는 전국에 난무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지가 몇 없을 땐 한 번 시도하게 하는 웃기는 단어이다.






삼화사 가는 길 무릉계곡

무릉계곡에 있는 안내 표지판과 알록달록 벤치
이승기가 추천하는 어쩌고..
너무 웃기고 풍경과 안 어울려서 한 컷 찍었다.
자연경관을 해치는 저런 원색의 벤치와 웃기는 표지판.. 싫다


삼화사 가는 길




삼화사를 향해 가는 길.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절,
그리고 절만 비추는 햇살이 아름다워서 기록을 남겼다.
핸드폰 카메라에는 절대 담기지 않는 아름다움이라니..
집에 돌아와 그때의 느낌으로 보정을 하려 해도
영 만족스럽지 않다.


삼화사 가는 길 풍경
삼화사



멀리 보이는 삼화사 풍경.
이때부터 마음은 이미 스님..



무릉계곡 절경이다
무릉계곡 다리를 사이로 양쪽

다리를 가운데 두고 양 쪽으로 길게 펼쳐지는 무릉계곡
이 또한 실제의 아름다움을 카메라가 온전히 담지 못한다.

우리를 뜨겁게 맞이하는 삼화사



우리가 삼화사를 방문한 날은 한파주의보가 발령되었다.
휘몰아치는 칼바람에 양 볼이 떨어질 것 같았다.
숙소도 추우면 어떡하지 걱정했는데, 엄청난 기우였다.
도착한 숙소 바닥이 지글지글 끓고 있었던 것.
놀라서 난방기를 보니 "68도"에 맞춰져 있었다.

놀라운 숫자에 친구와 함께 깔깔 웃으며
그대로 바닥에 온 몸을 밀착시켜 추위를 녹였다.
삼화사의 뜨거운 손님맞이가 인상적이다.


삼화사 숙소 내부와 법복



법복을 받았다. 누빔 원단의 조끼와 바지이다.
법복 편하다 말만 들었지 이렇게까지 편할 줄이야!


삼화사 숙소 화장실




방 한켠의 나무문을 열면 화장실이 나온다.
깔끔해서 좋았다.

삼화사 저녁공양



출발 전 어느 블로그에서 본 삼화사 템플스테이 후기에서
공양이 맛없다는 글을 봤다.
얼마나 맛없기에..?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떨리는 마음으로 시작된 저녁 공양시간.

솔직히 첫 입은 에? 하는 맛이었다.
속세의 혀를 가진 내게 뭔가 모자란 양념들,
70%의 맛만 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두입 그리고 세입 째에는
채소 고유의 맛을 온전히 즐길 수 있었다.
(적응이 빠른 편)
애초에 맛을 즐기려고 먹는 공양이 아님을 염두해야겠다.



공양 후 설거지 셀프

식사 후에는 각자 설거지 후 그릇을 정리한다.
머릿속의 절밥은 단무지로 설거지해서 후루룹 마시는
그림인데 전혀 아니었다. (단무지 설거지 내심 기대했다)


저녁 예불 전 타종 체험

저녁 예불 전 스님께서 북과 종 치는 것을 지켜볼 수 있었다.
욕계, 색계, 무색계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주시고
저 밑의 지옥부터 위의 하늘까지 전부 들리게
종소리를 퍼지게 하여 모든 이들에게
부처님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임을 알려주셨다.


지글지글 온돌에 지지기

저녁 예불 체험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여전히 팔팔 끓고 있는 온돌 바닥에
찬 바람에 언 몸을 녹였다.
이때 친구와 나 둘 다 노곤노곤 몸이 녹아
1시간가량 잠들었는데 어찌나 달콤했던지
글을 쓰는 지금에서도 잊히지 않는다.




밤이 새도록 끊임없는 이야기를 하고 지쳐서 잠들었다.
다음날 아침 창문을 여니 나를 반기는 풍경이 아름답다.

삼화사의 아침 풍경

11시 퇴실 시간에 맞추어 법복과 이불을 정리하고
걸레로 방을 훔친 다음 절에서 내려왔다.
산 위의 새파란 하늘이 차가운 공기와 함께 시리게 느껴졌다.
산을 내려가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사진이다.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다.


갑자기 속세

아점으로 간단하게
산채 비빔밥, 감자전, 도토리묵을 시켰다.


강냉이 막걸리

가장 기억에 남는 맛은 이 강냉이 막걸리이다.
3점인 다른 메뉴들에 7점을 채워
좋은 식사로 마무리 지을 수 있게 해 준 녀석.
강한 탄산과 달콤한 옥수수 맛에
막걸리 헤이터였던 나도 술술 마시게 되더라.
여러 막걸리들을 마시고 비교표를 만드는 정도인
막걸리 사랑꾼 친구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사실 나는 1L 중 두 잔이나 마셨으려나.
친구가 다 마셨다.


감추해변




기차표 시간 전 감추 해변에 잠깐 들렀다.
사람 없는 겨울바다는 사람을 고요하게 만든다.
부서지는 파도를 한참 바라보다
머릿속이 파도 소리로 꽉 찼다.

친구와 사진도 찍고 그러다 밀려오는 파도에 넘어져서
엉덩이가 홀딱 젖기도 했다.


볼 게 없는데 왜 가냐고 연신 투덜대던
택시기사의 말을 무시하고 감추 해변을 방문하길 잘했다.


감추해변.mov
9.97MB





동해역에서 서울역으로 가는 ktx 안


서울에 가까워질수록 눈 발이 선명해졌다.
그리고 도착한 서울역은
많은 사람들과 많은 소리로 너무 시끄러웠다.


템플 스테이 매니아가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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